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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오 크뢰거]를 읽고

by KIM선생님 2023. 9. 30.

1. 책 소개

[토니오 크뢰거]의 주인공 토니오 크뢰거는 유서 깊은 가문의 영사인 아버지와 아버지와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남미 출신이 어머니 사이에서 출생한다. 토니오 크뢰거는 세계를 자신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해석하며 느끼는 예술가적 기질이 다분한 소년이지만 본인은 자신의 그러한 특별함을 자랑스러워하지 낳는다. 그런 그의 청소년 시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두 인물이 있었는데 바로 한스 한젠과 잉에보르크 홀름이다. 한스 한젠은 내성적이고 예술가적인 섬세한 기질의 소유자인 토니오 크뢰거와 달리 운동을 좋아하고 잘생겼으며 주위 친구들과 어른들에게 사랑과 기대를 받는 인물이다. 또한 잉에보르크 홀름은 토니오 크뢰거가 사랑하는 여인이었으나 자신에게 눈길을 주지 않는 그녀에게 상처를 받는다.
시간이 지나 어른이 되고 토니오 크뢰거는 소설가가 된다. 그러던 중 화가인 여자친구 리자베타 이바노브나를 사귀게 되는데 그녀로부터 '길 잃은 시민'이라는 말을 들으며 자신의 예술가로서의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게 되고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후에 여행에서 우연히 그는 청소년기의 두 친구 한스 한젠과 잉에보르크 홀름을 보게 되고 자신의 독특한 예술가적 기질은 자신만이 고유한 세계에 고립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같은 시민들과 함께 공존할 때 의미 있는 것임을 깨닫기에 이른다.

2. 책 내용

[토니오 크뢰거]에는 토마스 만의 예술가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자전적 고민이 형성화되어 있다. 예술가란 과연 어떤 존재인가? 분명 예술을 하기 위해서는 남들과 다른 특별함이 있어야 할것이다. 그런 특별함은 단순히 예술적 기교를 소유하는 것일까? 예술적 기교는 예술가의 필요조건이기는 하나 충분조건이 되지는 못한다. 예술가에게는 남들이 바라보지 못하는 세계를 보는 특별한 자신만의 '시선'이 수반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예술가는 평범한 사람들과는 다른 무언가를 지닌 존재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특별한 시선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예술가는 그렇지 못한 대다수의 필부필부보다 더 우월한 존재라고 말할 수 있는가? 독창적인 시선을 지닌 많은 예술가들은 그러한 자만에 빠져 자신이 더욱 우월한 존재인 것처럼 살아가기도 한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토니오 크뢰거는 이 문제를 깊이 천착한다. 소년기에는 자신의 독특한 시선을 폄하하고 세속적인 아름다움의 소유자인 한스한젠이나 잉에보르크 홀름 같은 친구들을 동경하기도 한다. 예술가로서 살아가고 있는 청년기 이후의 삶 속에서는 자신의 삶 속에서는 자신의 세계를 독특하게 바라보는 자신의 예술가적 시선의 과연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과연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깊은 고뇌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토니오 크뢰거는 자신의 특별한 관점을 맹신하지 않고 그 맹신에 빠지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의 내면과 삶을 돌아본다. 
예술가가 지닌 특별한 시선, 그 시선과 대치되는 필부필부들의 평범함? 그 평범함을 [토니오 크뢰거]에서는 '시민성'으로 규정하고 있다. 비록 우리가 소위 말하는 번뜩이는 예술가적 기질을 지니진 못했지만 이 세계를 채우고 있는 일상의 사람들 그 존재 자체로 의미 있고 소중한 그 평범함, 어릴 적 자신이 좋아했던 한스와 첫사랑 잉에보르크는 토니오 크뢰거의 세계를 이해할 수 없었던 '시민성'을 대변하는 인물들이다. 성인이 되어 자신의 삶의 터전을 떠나 방황하다 다시 자신의 고향으로 여행을 떠난 토니오 크뢰거는 그들과의 재회를 통해 자신의 예술세계는 홀로 존재할 수 없으며 바로 이러한 시민들을 사랑하며 함께 공존할 때 의미가 있음을 깨달으며 소설은 끝난다. 
소설은 토니오 크뢰거가 이것을 깨닫고 난 이후의 삶을 이야기 하진 않는다. 이 작품은 예술가로서의 삶을 이야기하진 않는다. 이 작품은 예술가로서의 삶의 완성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시작을 이야기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3. 느낀 점 

자신의 삶에 대한 치열한 성찰과 세상의 모든 이들을 향한 담대한 사랑. 이것은 비단 예술가에게만 필요한 덕목은 아닐 것이다. 부끄러움이 없는 삶을 위해 필요한 치열한 성찰은 다른 이들을 이끌고 섬기는 리더에게도 분명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나아가 이러한 자신의 특별함과 평범한 시민성 사이에서의 균형을 잡는 것 역시 물론이다. 그 균형을 잡아야만 비로소 약자를 공감할 수 있는 소통력과 타인을 섬길 수 있는 겸손함이 자랄 수 있을 것이다. 
몇 해 전 '이게 나라냐'를 외칠 수밖에 없었던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사건도 그 근본적 원인을 파헤치면 결국 이러한 치열한 성찰이 부재한 리더들의 침묵과 위선은 아니였을까?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미래의 리더인 학생들에게 토니오 크뢰거의 삶의 자세는 분명 큰 귀감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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